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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고급 레이스가 달린 드레스,
높진 않지만 특별히 유명한 디자이너에게 맡겨서 만든 구두,
사랑스럽다고 이야기하기 충분한 분홍색 보석이 박힌 목걸이,
유명 고급 제과점의 케이크와 과자들.
전부 에릭 넬슨의 귀하고 귀한 외동딸 루시아 넬슨,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정말 이걸 나도 좋아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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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어머님은 히스꽃을 좋아하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아버님께서 넓은 부지를 사서 어머님이 좋아하셨던 히스꽃을, 색깔별로 심어주셨다고 들었다. 커다란 히스 꽃밭은 꼭 한 편의 명화 같아서 아버님은 가끔 그곳에 가셔서 저녁 노을속의 어머니를 상상하며 서 있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어머니에게 어울리는 단아한 드레스를 입고 수줍은 미소를 지은채 돌아보며 아버님의 이름을 부르는 어머니의 모습은 언제나 아름다웠다고 그렇게 말씀하셨다.
앨리스는 참 아름다웠죠, 에릭.
그 아름다운 꽃밭을 아버지께선 하나뿐인 딸인 나에게 준다고 하셨다.
내가 둘 사이의 하나뿐인 딸이기에, 나는 이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말씀하시면서 말이다.
그녀도 그걸 인정할지 모르겠어요.
가끔 휴양을 하러 그곳으로 내려가면 아버님은 나를 세우고 화가를 고용해 함께 서 있는 그림을 그리시곤 했다. 그러고 내게 나는 어머니를 꼭 닮아서 이 꽃밭에 참 잘 어울린다고 말했던 일도 선명히 기억한다. 나는 그저 아버님의 말에 '그러한가요..' 하는 답을 내밀 수 밖엔 없었다. 하지만 어느 쪽 어머니요?
그래도 앨리스는,
루시를 참 사랑했을거예요, 에릭.
" 루시, 나는 네가 하고싶은대로 다 하였으면 좋겠구나. "
에릭, 하지만
" ....제가 하고싶은 거요? "
그건 루시아 넬슨의 것이잖아요.
" 그렇단다. 그게 무슨 일이든 네가 원하는 것이라면 다 들어주마. "
이제 부터 내가 할 것은,
" 정말이신가요? "
당신이 감당하기 힘들 것이란 것을
" 물론이지, 내 사랑스런 루시. "
알고 있잖아요.
" 그럼요, 저는 ... "
그럼에도 당신이 나에게 소중한 이름을 주고
" ...-그 길에 네가 후회가 없다면야, "
나와 함께 해주시기로 하셨으니
" ㅡ약속해주시는 거죠? "
당신의 길에 후회가 없길 바라요.
" ..그정도도 약속 못할 정도면, 에릭 넬슨이 아니지않겠느냐? "
아버님이 제가 한 약속을 지켜주시겠다고 하신 것이니 지켜달라는 말을 하고 작게 웃었던 것이 생각이 난다. 그 노을지는 히스 꽃밭에서 당신은 작은 나를 많이도 컸다며 안아올려서 저택으로 돌아갔던 것을 기억한다. 언제나 아버님은 나를 소중히 하는 것을 멈추지 않으셨다. 하나밖에 없는 나는 아버님의 소중한 보물이니 더 많은 것을 알려주시고 가르쳐주려고 하셨던 것을 선명히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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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속에 급작스레 공기가 차들어가게 숨을 몰아쉬며 눈을 뜨고 일어났다. 심장이 급격히 두근거리는 것에 상체를 빠르게 일으켰다. 그날 후에 있던 아버님과의 꿈은 언제나 온화하고 조용히 불타는 무언가를 느끼게 한다. 조용히 손을 뻗어 근처의 물컵의 물을 들고서 천천히 마셨다. 언제쯤 평온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까.
히스꽃밭의 기억은 아버님과 있던 일중 가장 인상적인 일일것이다.
그 사건 후 처음 맞이한 1년째의 날이었으니까.
" ....피곤해. "
이것은,
꿈에서 깨어나서 조용히 중얼거렸다. 언제쯤 새벽에 깨는 것을 멈출 수 있을까 하는 이상한 생각이 들면서도 제 머리맡 근처에 있는 화분의 가장자리를 조심히 만졌다. 부드러운 감촉으로 현실에 돌아와 있음을 다시 한 번 마음속에 되새기며 자신다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수많은 것을 불태울
" .... 잠결에 망가트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
피에 젖어 노래하는
그 때에 약속했던 그 꿈이 이뤄지기 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붉은 나무숲의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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